'인터스텔라'를 검증하는 킵손의 '인터스텔라의 과학'

삶의 지혜|2020. 10. 22. 20:58

조금 지나긴 했지만 한때 몇몇 의미있는 공상과학영화들이 개봉한 적이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SF인 스타워즈, 스타트렉 시리즈 등과 구분되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고, 특히 아이언맨, X-맨 등과 같은 SF성 히어로물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공상과학영화들이었습니다.

 

바로 그래비티(2013년, Gravity), 인터스텔라(2014년, Interstellar), 그리고 마션(2015년, The Martian)이 그것입니다.

세 영화의 공통점은 모두 과학적인 사실이나 이론에 최대한 근거를 두고 스토리가 전개되어 나간다는 점과 어려운 과학적인 얘기들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는 점입니다.

흔히,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몇몇 팩트에 기반한 단서들을 토대로 그 전후 사정을 가상으로 써 내려가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데, 위의 세편의 영화도 과학적인 사실이나 이론을 중심으로 나름대로의 논리적인(?) 흐름의 스토리를 만들어 영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전에 개봉한 영화인 인터스텔라에 나온 과학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인터스텔라의 과학(The Science of Interstellar)"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의 도입부에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감독, 작가, 기획자 그리고 저자이면서 자문위원인 킵손(Kip Thorne) 간의 얘기들이 주를 이뤄 쉽게 시작을 했는데, 조금 지나고 나니 과학적인 얘기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ㅠㅠ 하지만 다행인 것은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한 것 같고(당연히 일반인을 위한 책으로 만들었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는 않음), 많은 내용을 영화와 관련하여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에 전에 본 영화가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고, 그 때는 잘 이해가 안되었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주요 구성은 영화가 만들어 진 배경과 함께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검증하고 분석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꾸려 가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각 장면에서의 각종 영상들도 이론적인 근거에 의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미지화 하였다는 것이 참 놀랍고 신선한 내용이었습니다. 블랙홀인 가르강튀아의 모습도 왜 저렇게 생겼을까하고 영화를 볼 때 잠깐 생각하고 말았는데, 블랙홀에 대한 여러 연구의 결과에 의한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합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이론적인 검토를 함께하고, 이 책을 쓴 킵손은 캘리포니아 공대의 파인먼 이론물리학 명예교수입니다. 그 분의 노력이 이 영화의 한 장면 장면을 과학적인 오류가 없도록 하기 위한 애정을 결과 였던 것 같습니다.

 

 

킵손은 이 책의 서문에서

"[인터스텔라]는 나로 하여금 어떻게 과학자들이 사변으로서 출발한 아이디어들을 주목하고 틀렸음을 증명하거나, 아니면 지식에 기초한 추측 혹은 확고한 과학으로 변환하는지 설명하게 한다. 나는 두가지 길을 채택할 것이다. 첫째, 영화에 등장하는 현상들(블랙홀, 웜홀, 특이점, 제5차원 등)에 관한 오늘날의 지식을 설명하고, 그 지식이 어떻게 획득되었는지, 미지의 영역은 어떤 식으로 개척될 가망이 있는지 설명한다. 둘째, 미술평론가나 일반 관람객이 피카소의 그림을 해석할 때와 비슷하게 [인터스텔라]를 과학자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이 책에서 킵손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온 여러가지 상황이나 이슈, 그리고 장면들을 '진실(T)', '지식에 기초한 추측(EG)', '막연한 사변(S)' 등 3가지로 구분해서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러한 배경이나 상황은 이미 이론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고 과학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구나, 이런이런 장면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상황이구나 하는 것들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쉽지 않은 책이지만 쉽게 읽으려고 생각하며 빨리 읽어버린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머릿속에 남는 것은 많지 않지만, 전에 본 영화를 떠올리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임은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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